4월 첫번째

작가 3인전

ㅈ3

2024.03.30 ~ 2024.04.11

임정철, 지용, 최주열 작가 3인의 단체전 ㅈ3 전이 3월 30일부터 4월 11일까지 갤러리 더 칼라에서 진행됩니다. 

우주에 대한 관심을 '달나라에는 토끼가 살고 있다'라는 공상을 기호로 하여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임정철 작가

시침핀을 꽂아 새로운 형태의 추상예술의 지평을 열어가는 지용 작가, 

볼완전하고 불안정적인 오브젝트들의 조합으로 안정과 조화를 이루려고 노력하는 최주열 작가

이름에 ㅈ이 들어가는 3명의 작가가 만들어내는 이야기에 함께 참여해 보세요.

후원: 리퀴텍스

4월 6일(토) 2시부터 5시까지
작가와 함께하는 리셉션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직접 작품 이야기를 듣고 싶으신 분은 이 시간에 맞춰 방문해 주세요.

임정철
오래 전부터 인간들이 가진 우주와 인류의 관계에 대한 호기심은 인류 문명의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고 수 많은 창작물들의오브제가 되어주었다. 우주는 과학적으로 또 철학적으로 이 세상 만물의 근원이라 할 수 있으며 누군가는 이 자체를 신의 존재라 여길 만큼 어쩌면 굉장히 성스러운 시공간의 총체라 할 수 있다.
전 세계 각기 다른 문화권에서 발전해온 인간들이지만 어디서든 공통적으로 궁금증을 가져왔던 우주의 실체, 나는 이 불가사의하고 비밀에 싸여있는, 또한 웅장 하고 거대한 주제를 너무나도 가볍고 장난스러운 혹은 귀여운 이미지로 만들고 있다.
‘달나라에는 토끼가 살고 있다’
역사 속 여러 우주에 관한 인간의 공상 중 가장 귀여운 공상일 것이다. 나는 만화책과 동화책으로 그림을 처음 배웠고 그런 나의 정체성을 항상 표출하려 하는 나에겐 이런 발칙한 공상이야말로 내가 원하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필요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재료 라고 생각한다 .
누군가는 공상이란 터무니 없는 것을 쫓는 헛된 생각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그런 헛된 생각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창의적인 상상 역시 존재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림에 있어 인간의 공상만큼 좋은 재료가 또 있을까?
우주에서 온 토끼는 나의 공상 속에서도 유랑하고 나는 토끼가 유랑하며 보고 느낀 모든것을 그린다

지용
나는 반복 행위로 얻어지는 심리적인 치유와 무아지경에 이르는 예술행위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다. 나의 작품은 머리가 둥글고 가느다란 시침핀으로 형상을 만들며, 이러한 작품 제작 과정들은 시침핀을 꼽은 반복행위가 나의 내면을 치유한다. 작품 제작 과정의 반복적인 예술행위를 통해서 겪게 되는 심리적인 치유와 마음의 안정감을 찾았고, 작품이 완성 되었을 때에 오는 희열감과 성취감은 억압되어 있던 자아를 표출하는 역할을 한다. 
주재료인 시침핀은 상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수 만개의 시침핀을 하나하나 꽂아가며, 이미지가 완성되어 가고,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소비되는 많은 시간들은 살아가면서 남게 되는 많은 흔적들이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무뎌지는 것처럼 사람이 내적으로 성장하고 성숙되어가는 과정과 그 유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만드는 이미지들은 제작의 과정 속에서 우리가 가지고 싶고, 이루고 싶은 이상에 대한 바램과 그 염원이 담겨있으며, 내 작품을 보는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함께 소통하고자 한다.  

최주열
뉴욕에서 생활은 지금까지 인생의 큰 터닝포인트가 됐는데. 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뉴욕에서 성공한 디자이너가 되고 말리라 하는 목표를 안고 학업을 이어나가던 어느날, 자취방에서 그동네에서 흔히 보이는 바퀴벌레 한 마리와 마주치게 되었다. 짧은시간의 추격끝에 나는 바퀴벌레를 죽였고 그의 사체를 처리하던 중 날개를 발견하고 말았다. 그 순간 이놈은 자신이 날수 있었다는 사 실을 알고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왜 날개를 이용하지 않고 쫓기기만 할까. 왜 어둡고 습한곳을 찾아 전전긍긍할것이 아니라 빛을향해 탈출하지 않았을까, 어쩌면이 바퀴벌레는 자기보다 더 크고 무서운 상상속의 괴물이 두려워 퀴퀴한 어둠속에 갇혀 날아가지도 어쩌지도 못한 것은 아닐까, 다른 녀석들과는 달리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이 날개를 펴 볼 생각을 했을까? 아니 오히려 펴본적도 없는 날개를 거추장스런 짐으로 여긴것은 아닐까? 바로 그때였다. 죽은 바퀴벌레가 꿈틀거리며 나에게 말했다“ 나는 사실 바퀴벌레가 아니라 너야. ”나는 뒤돌아 펴보지 도 못한채 실제하는 실패가아닌스 스스로가 만든 두려움이라는 허상에 묶여있는 페인팅이라는 내 날개를 마주하게 됐다. 그 후 아날로그 와 디지털을 오가며 작업활동을 했으며, 졸업 뒤 디자이너로서 활동하던 중, 디자이너가 아닌 순수 작가로서의 길을 확고히 결정했고 날개를 더욱 힘차게 파닥이기 시작했다.
나의 외면의 세상에 신경을 쓰다보면 나 자신을 바라보지 못하게 된다. 결국 나의 것이 아닌 다른 행복을 좇게된다. 라마나 마하리쉬라는 한 성인은 진정한 자아를 바라보게 되면 진정한 행복도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나에게 있어서는 작품활동이 그 방법이다. 그저 우리가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로 표현이 불가능한 복잡 미묘한, 나를 작품활동을 통해 표현하는 데, 의미나 형태적으로 연관없어 보이는 볼완전하고 불안정적인 오브젝트들의 조합으로 안정과 조화를 이루려고 노력하는데, 변형과 엑센트가 들어가는 변주곡같은 작업을 만들어내는데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부조화를 통해 조화를 이루어 낸다는것은 모순일수도 있지만, 어차피  인간 자체가 모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난 그저 내가 살아있는 한 나를 바쳐, 작품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사명이라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고, 내가 사랑하는 작품활동을 영원히 이어나갈 생각이다.